연극 광수생각을 보았다.

혜화역 1번 출구에 있는 신연 아트홀에서 이번 달말까지 하는 연극 광수생각.

빅파일에서 하는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당첨되고나니 같이 갈 사람을 못 찾아 조금 헤매기도 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어찌어찌해서 어떻게 친구하나 데리고 가긴 했다... 같이 갈 사람없어 안갔음 정말 크게 후회할뻔했다.

말하지 못하는 순정남의 이야기 광수생각, 공감을 넘어 이입이 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었다.

2시간의 시간이 정말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게 많이 웃고 많이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연극이었다. 

25,000원 짜리 연극 표 2매를 공짜로 봐서 그런건지 25,000원짜리 내 안경테는 마치 등가교환이라도 하는 듯 똑 하니 부러지는 순간에도 난 연극을 보며 하하 웃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간이식을 해주는 효자 광수가 아버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작한 그의 오랜 짝사랑이자 첫사랑이야기.

광수생각은 짝사랑하는 찌질한(?) 남성들에게 외친다.

왜 열한번 찍지는 않냐고....

연극 광수생각의 특징은 원작 만화 광수생각이 씬마다 슬라이드로 나온다.

옛날에 참 재미나게 봤던 광수생각 애피소드들이 하나 둘 나오자 옛날생각도 나고 참 신선했다.

또, 배우들의 호연에 절로 웃음이 나고 답답한 광수의 모습에 울화가 치민다.

오랜 사랑으로 4년간 시즌마다 해온 걸로 알고 있다.

오랜사랑을 받을 만하다. 그만큼 관객과의 소통도 원활하고 노련한 연극이었다.

마지막엔 프로포즈 이벤트를 열어주었다.

한 멋진 경상도 사나이의 프로포즈로 애인은 눈물을 글썽였고 그 둘은 담주에 결혼식을 한다고 했다.

그의 마지막 "사랑한데이"가 정말 멋지게 들렸다. 행복하게 사시길...

과하지 않는 적절한 개그와 배우들의 연기가 참 맛깔스러웠고 광수와 지현을 제외한 조연 배우들이 1인 다역을 정말 멋지게 소화해서 굉장히 놀라웠다.

비단 짝사랑하며 속앓이하는 남자의 사랑이야기만은 아녔다. 가족들간의 소통과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내고 마지막은 해피앤딩...!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참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던 것 같다.

참 좋은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국민 연극이란 타이틀이 괜히 붙는 건 아닌 듯 ㅋㅋ

사랑을 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고백을 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연극 광수생각의 힘을 빌려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