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열면 나오는 모습.
왼편:저자 소개. 강신몽 교수님 외 26분이나 되는 저자.
오른편:부검도구(?)들의 사진과 시신의 상태를 체크한 그림. 현장에서 사용하는 진짜 물품(?)들을 보는것 같아 신기했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부검에 대해 '돌아가신 분을 두번 죽이는 행위'라고 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로인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음에도 유족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죽은이가 하는 말을 듣지 못한 채 덮어두어야 하는 사건도 많은 것이다.
죽은자들은 토크쇼 게스트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라는 긴 제목의 책이 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그 제목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 책의 저자들(저자가 모두 강신몽 교수님 외 26분이나 된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표지에 쓰여있는 "시체는 결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는 말.
그리고 뒷 표지에 쓰여있는 "시체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비밀을 담고있다"는 말.
죽은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을 돕는 법의관들에 의해 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타살의 흔적은 책을 다 읽을때까지 두시간이 채 안걸렸을 정도로 집중해서 읽으며 놓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뒷표지. 시체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비밀을 담고 있다>

그러나 단지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38가지의 사건들을 다양하게 제시한 부분은 좋았으나, 하나의 사건들이 6~10페이지 정도로 짤막하게 소개되었다는 점이다. 법의학에 관해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라면 나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으리라 생각이 된다.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법의학 서적들은 대부분 그 내용이 깊지 않고, 사건의 제시, 부검, 사망원인 제시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책 역시 흥미있게 읽어갈 수는 있었으나 개인적으로는 부검 내용이나 과정, 사망원인 등에 대해 조금 더 전문적이고 깊이있느 설명이 있었으면, 사건의 수를 반으로 줄이고, 그 내용을 두배로 상세하게 제시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그러나 CSI와 같은 미드를 좋아하는 분, 이제 막 법의학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분들께는 쉽고 재미있게 법의학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으로 추천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