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살의 흔적>은 무려... 국립과학수사연수소의 법의관들이 쓴 책이다. 많은 미드에서 보아왔던 그런 모습의 법의학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만한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그 뒤에 토를 다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 사이사이 법의학교실이라는 제목 아래 죽음, 검시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제공해 주고 있다. 책은 어느 챕터부터 읽어도 상관 없도록 이야기가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그래서 가볍게 한두 챕터를 읽고 다음에 또 그렇게 읽어도 좋다. 왠지 화장실에 두고 읽고 싶어진다. ㅎ

             

 제목을 굉장히 잘 지은 것 같다. 'XX가 죽었다'고 했을 때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건 타살과 자살을 구분이 먼저 이루어진 후에 구체화된다. 제목만 보면 꼭 미드에서 이러이러해서 범인은... 이라고 하는 멋진 장면들이 나올 것 같은 제목이지 않은가.(실상은 현장에서 확실한 것보다는 모호한 것이 많다고 하지만...) 죽음이란 누구나 한 번은 거쳐가야 하기에 이
것이 전혀 남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래도 난 그들의 앞에 발가벗고 딱딱해진 몸으로 누워있고 싶지 않구나.. (누가 그러고 싶겠냐만은...)

 이야기들은 우리가 모르고 있던 내용들이 많아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셔 물중독으로 사망할 수도 몇십그램의 소금으로도 사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면 사람 죽는 거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시체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비밀을 담고 있다!

시체는 결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이게 이 책의 홍보 문구인데 모순되지 않나? 법의학자들에 의해서지만 결국 시체가 비밀을 말하는 거니까... '시체는 진실을 알고 있다'정도로 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물론 책을 읽어보면 시체로는 명확히 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음을 알수 있다. 

 굉장히 자세하고 전문적인 내용들이 나와 있어서 지치기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유명한 사건들을 큰 연관성 없이 끌어다 쓴다는 느낌도 받았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했는데 인민사원 사건, 천국의 문 사건, 오대양 사건등은 오래된 이야기여서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었다. 구글에서 부검과 관련된 사진 자료를 첨부하려다가 너무 충격적인 사진들이어서 검색과 동시에 검색창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아... 저 사람들은 매일같이 어떻게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대단하다.

 타살과 자살의 구분등에서 자세한 설명으로 이런 경우 타살 혹은 자살이 의심된다고 되어 있어 이것이 악용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