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에 당첨이 되서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전날 친구의 결혼 전 모임이 있어서 술을 거하게 하고 정말 속이 좋지 않았지만(^^;)
꼭 보고 싶던 작품이라 울렁이는 속을 얼음과자로 녹이며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대학로에 도착을 해서 맥도널스 아스크림 또~ 입에 물고 ㅋㅋ
커피숍으로 향했지요~ 글구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를 떨다 아차! 싶어 시간을 보니 10분전!
헉~!
냅다 뛰어서 공연장에 도착해서 겨우~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술기운 그득이 올라온 몸을 맨 앞자리 중앙에 앉아서는 오로지~ 한명뿐인 배우와 무대에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을 보기전에 배우 혼자서 90분여의 시간을 끌어 간다는 게 보통 아닌 일일텐데...
지루하지 않을까... 혹시 술기운에 앞에서 졸아 버리는 결례를 범하지 않을까.. 오히려 긴장이 되었습니다.

오프닝 멘트를 하러 들어오신 분의 입담과 작품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에 "설마..."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극이 시작이 되면서 부터 그분의 자부심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겠더라구요~^^

제가 본 날은 임형택배우님이 공연하신 날이었습니다.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과 수수한 느낌이 편하게 느껴져 왔습니다.

관객을 기자로.. 혹은 놀러온 체험단(공연 보시면 압네다 ㅋㅋ)으로 같이 호흡하는 작품의 묘미에 모든 관객들이
실소와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장례전문 업체 대표인 장사치씨의 명함을 받고
무대에서 춤을 추게 되는 영광(?!)을 누렸으나
혹여나 술냄새가 나지않을까... 배우분께 좀 죄송스러웠습니다.

웃음의 대화와 함께 염을 하는 절차에 대한 진지한 설명과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전통장례인 염을 한다기 보다는 납골당의 선택과
의례 행사같이 후딱~ 치뤄지는 장례에 대해
친지 및 사랑하던 사람을 먼저 보냈을 당시의
아쉬움과 미련이 굉장히 컸던 이전 일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같이 살며, 호흡하고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미웠던 사람,
누군가에게는 행복했던 사람...

그 마지막 가는 길은 그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육신은 죽음에 이르렀을 지언정
몸을 씻기고 옷을 입히고 곱게 화장을 하며
죽은 이에 대해 회상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미련과 그리움도 관이 따스해 지도록 넣어 둘 수 있는 시간.

세상 떠나는 마지막.

관객이 문상객이 되어 함께 곡을 하며 편히 쉬길 기도했던 시간.

극의 시작은 웃음의 밝은 노란색 이라면
극의 마지막은 가슴 따스한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절대!!! 지루하지 않은 공연!!!
다른 배우분이 하실때 또 보고 싶은 공연!!!
너무 감사합니다.